지금은 폐허가 된 도시, 오래된 전화박스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한때 이 전화박스는 전설이었다. "이곳에 전화를 걸면 무엇이든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기 때문이다.
"전화로 건물을 세운다고? 말도 안 돼!"
처음에는 다들 비웃었지만, 전설의 진실은 곧 드러났다. 수십 년 전, 한 젊은 건축가가 전화박스에 들어섰다.
"여보세요? 건물을 세우고 싶습니다."
전화 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하는 건물의 이름을 말씀하세요."
건축가는 고민 없이 외쳤다.
"콜로세움 같은 대작을 세우고 싶습니다!"
그 순간,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원형 건물이 솟아올랐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말 전화로 세운 건물이야! 이름을 부르면 진짜로 생기잖아!”
그 후로 사람들은 이 전화박스를 '콜로세움의 전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욕심이 난 사람들도 생겼다.
"이 전화로 세계 최고의 빌딩을 만들어야 해!"
"돈이 될 만한 구조물은 내가 먼저 걸겠어!"
사람들은 전화박스를 두고 다투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도시는 엉망이 되었다. 한 사람은 건물을 너무 높게 세웠고, 또 다른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넓은 광장을 만들어 도로를 망쳤다. 결국, 도시 사람들은 전화박스를 봉인하기로 결정했다.
수십 년이 지나고, 한 아이가 우연히 전화박스를 발견했다.
"이게 뭐지?"
그는 장난삼아 수화기를 들고 속삭였다.
"콜로세움..."
그러자 땅이 흔들리며 작은 원형 경기장이 아이 앞에 나타났다. 놀란 아이는 주저앉아 중얼거렸다.
“이거 진짜 되네? 그럼, 다른 건물도 될까?”
그는 고민 끝에 전화기를 들고 다시 말했다.
“이번엔... 초콜릿 공장을 세워보자!”
콜로세움 전화의 전설은 그렇게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